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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야간노동과 뇌심혈관계 질환 : 이미 알려진 위

2026-02-04

2025년 산재 업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과로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초에는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이른바 ‘반도체 특별법’)의 ‘주 52시간 근로 상한제 예외 적용’과 관련하여 매우 첨예한 논쟁이 있었다. 여러 플랫폼 기업들의 야간배송과 관련한 논쟁이 현재진행형인 와중에, 최근 쿠팡의 해롤드 로저스 사장은 “야간 근무가 주간 근무보다 힘들다고 하는 증거를 알지 못한다.”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법은 이미 야간근무가 상당한 업무상 부담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여 이를 과로의 요건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 고시인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에서는 주야간 ‘교대제 업무’를 업무부담 가중요인으로 보고 있으며, 이와 별개로 업무상 시간을 계산할 때 오후 10시부터 익일 6시 사이의 야간근무는 주간근무의 30%를 가산하여 산출하도록 하고 있다. 즉, 야간근무의 업무상 부담이 주간근무의 1.3배라고 추정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과로사를 웬만하면 잘 인정해주려고, 실제로 과학적 근거가 없는데도 야간근무의 부담을 크게 쳐주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업무시간을 기준으로 업무상 부담을 산출하는 현행 고용노동부 고시의 여러 문제점은 차치하더라도, 최근 국내 연구진은 2024년 12월까지 발표된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고정 야간근무를 하는 노동자들은 나쁜 수면의 질, 만성적인 일주기 리듬의 불일치 등으로 인하여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다.”는 것을 보고하였으며(Cho et al., 2025), 대만 푸런대학의 연구진은 ‘과로 지수’(Karo Index)를 개발하면서 ‘야간근무’를 주간근무보다 더 높은 직업적 위험 요소의 축으로 보았다(Lin&Lin, 2022).


아시아 뿐만이 아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1990년 야간노동협약(Convention No.171)은 야간노동에 대해 단순히 가산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되며, 야간노동이 근로자가 원하거나 근로자에게 부적합하다고 평가된다면 작업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규정한다. 동시에 야간노동권고(R178)는 가능한 야간근로의 필요성을 줄여야한다고 하고, ‘괜찮은 노동 시간(Decent Working Time, 2007)’ 보고서에서는 장시간·불규칙·야간 노동을 ‘반사회적 노동시간’(unsocial working time)으로 정의함으로써, 야간노동은 예외적으로만 허용되어야 하며 권장되어서는 안 되는 위험한 노동의 형태라는 점을 이미 인정하고 있다. 이처럼 야간근무로 인한 뇌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위험 증가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합의된 것이다.

누군가는 야간노동이 사회에 꼭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고, 야간근무를 하는 당사자들 역시도 그러한 일자리가 사라져서는 안된다고 강변할 수 있다. 애초에 모두가 안전한 일자리, 소위 ‘좋은 일자리’(decent work)에만 종사한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산업재해보상‘보험’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노동이 필수적으로 초래하는 위험을 함께 감당하기로 했다. 그러므로 국가는 노동자들이 위험성을 수반하는 환경에 놓여있다면 이를 감독하고 관리할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과제 중 하나는 야간노동이 건강에,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뇌와 심장에 유해하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이를 인정하는 전제 위에서 노동자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보호가 무엇인지 논의하는 것이어야 한다.

/법무법인 더보상 이재원 변호사

출처 : 매일안전신문(https://idsn.co.kr)